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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11 동일본대지진 기록/일본 동북부지진

한국 정부의 출국권고를 원한다는 분들께

by 미스터 자이 2011. 3. 19.

 

대한민국 정부와 주일대사관 홈피,, 청와대에 재일 한국인들에게 대피권고, 명령을 내려달라고 연일 청원하고 계신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 중에는 탈출 전용기(?)까지 내 달라는 분도 있는데 이 상황에서 무슨 생각들 하고 계신것인지요?

귀국 명령을 내리라는 분들의 제가 확인한  몇 가지 예에 관해 개인적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일본회사에 근무하는데 탈출할 경우 불이익이 우려된다. 귀국명령을 내려주면 그것을 방패로 돌아갔다가 나중에 마음 편하게 직장에 복귀가능하다.

2. 일본 대학에 입학할 예정인데 자진 귀국하면 이미 납부한 등록금을 반환받지 못할 것 같다.

 

--따라서...귀국명령을 내리고, 귀국 항공권이 비싸니 전용기를 마련하라...

 

우리 정부 관계자 분도 참 곤란하시겠네요..

 

일본 생활 선배로서 제 어드바이스 입니다. 먼저 1번입니다.

 

1. 솔직히 직장상사와 동료들에게 지진에 관한 불안을 이야기하시고 일본 동료분들에게도 양해를 구한 후 휴가를 얻어 일시 귀국하세요. 이때 죄송하다는 말 빼 놓지 마시구요.

다른 방법으로는 병원에서 지진에 대한 불안(또는 방사능)에 대한 상담을 받으시고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진단서를 회사에 제출하세요. 외무부와 대통령께 불안을 호소하실 정도면 심각한 상태입니다. 조금 쉬시고 이곳이 안정되면 들어오세요. 주위도 다들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본사회 정서상 직장을 잃는다고 하시는데..한국이나 일본이나 그렇게 인간 사회 단순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리를 비우시는 기간이 길어  업무에 지장이 상당히 있을 것 같은 경우는 휴직원이나 사표를 내시는 것도 검토해 주세요.

 

회사 조직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힘들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리를 비우시는 동안의 업무는 같은 부서의 다른 사람이 대신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힘든상황에 주변 동료들이 얼마나 힘들어할까도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 상황에서 정부의 귀국권고와 명령은 한일 외교관계 뿐 아니라, 이곳에 기반을 두고 있는 수십만 재일교포 사회, 일본 사회와 어려움을 같이 하는 다른 한국 분들까지 힘들게 합니다.

 

2.납부한 입학금과 등록금은 정부의 귀국 명령이 내려도 반환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별개 사안입니다. 혹시 이번과 비슷한 상황에서 귀국명령 내렸다고 반환해주는 나라가 있으면 알려 주세요.

 

항공권이 비싸니 (무료로 이용 가능한)  탈출기를 내라는 의견입니다만,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는 이럴때 쓰는 것이 아닙니다. 한일 노선 증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원할 경우 바로 귀국할 수 있습니다. 설마 항공권값 아끼려고 군용기 내라고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

 

어제 센다이 한국 유학생이 죽어도 일본에서 죽겠다고 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부러 죽음을 함께 할 것 까지는 없겠지만, 이곳의 이웃들과 어려움을 같이 하겠다는 한국 사람들..사실은 적지 않습니다.

제 주위에도 여럿 됩니다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한국에서 빗발치는 친지들의 귀국 성화입니다.

 

도쿄에서 외국인 등록한 한국 사람들은 한국 국민인 동시에 도쿄도민이고 시민입니다. 일본 대학의 학생이고 직장인이기도 합니다.  도쿄도민으로서, 시민으로서,직장인, 학생으로서 국적을 떠나 이 난관을 함께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이해하시고, 최선을 다하고 계신 한국 외부무나 정부 관계자 분들께 곤란한 과제를 만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일본에 계신 모든 분들의 안전을 기원합니다.